미국에는 아름다운 국립공원이 많이 있다. 화려하고 붐비는 도시도 멋지지만, 미국의 국립공원을 가보면 자연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광경을 마주하면서 깜짝 놀라고는 했었다. 하지만 이 멋진 자연 광경도, 아이들이 어린 우리 가족은 온전히 즐기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몇 시간짜리 하이킹 코스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짧은 산책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제 하이킹을 즐기며, 국립공원 가는 것을 기다린다. 이처럼 국립공원 여행을 즐기게 된 데에는 주니어 레인저 (Junior Ranger) 프로그램의 덕이 컸다 (물론 아이들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커서 그런 것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Junior Ranger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Junior Ranger - Explore, Learn, Protect
미국 국립공원에는 Ranger가 있다. 내가 느끼는 그들의 역할은, 공원을 탐험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가이드이면서 그곳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그곳 만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그 아름다움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지키고 가꿔나가는 사람이다. 그들처럼 공원을 아끼고 보호하며, 공원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그 공원을 잘 구경한 후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 경험을 나누어 주는 것이 Junior Ranger가 해야 할 일이다. 말은 엄청 거창한데, 아이들에게 공원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을 느끼는 것을 조금 더 흥미롭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험 학습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Junior Ranger 되기 - 시작하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한 시작은 간단하다. Visitor Center에 가서 Ranger에게 Junior Ranger Booklet을 받고 싶다고 하면 아래 사진과 같은 활동지를 준다. 연필도 같이 주는 경우도 있으니 혹시 필기구가 필요하다면 같이 달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활동지는 대부분의 공원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간혹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공원도 있다 (요세미티가 그러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참여 나이는 공원마다 다른데 대부분은 만 4세 정도를 시작점으로 삼는 것 같다 (아이가 내용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나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 같다). 활동지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나이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풀어야 할 활동이 많아진다. 갔던 곳 중 한 곳은 나이별로 아예 다른 활동지를 준 곳도 있었다. 참여 가능한 나이 제한은 없어서, 어른이라도 원한다면 책자를 받을 수 있고 책자에서 하라는 개수만큼의 활동을 하면 된다(12살 이상 정도의 나이라면 모든 문제를 풀라는 곳들이 대다수였다).
Junior Ranger 되기 - Booklet 완성하기
활동지 안의 내용은 다양하다. 쉬운 미로 찾기, 그리고 색칠하기 등과 같은 활동을 시작으로, 원래 알고 있던 지식만으로도 풀 수 있는 활동도 있었고 (공원에서 하면 안 되는 일/ 해도 괜찮을 일을 찾아서 동그라미 및 X로 표시하세요 등과 같은 활동), 해당 공원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활동도 있으며, Visitor Center에서 상영하는 비디오 감상 후 배운 것 쓰기, Ranger를 인터뷰하고 해당 내용을 쓰기, 적어도 한 가지의 Ranger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사인받기 등 실제로 공원 내에서 시행해야 완성이 가능한 항목도 있었다.
아이들은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것은 새로 알게 되었고, 알았던 것은 더 기억에 남게 되었으며, 자연을 아끼고 보호해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고 모두가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갔다.
Junior Ranger 되기 - 선서 후 뱃지 받기
나이에 맞는 활동 개수를 완성했다면 완성된 책자를 들고 Visitor Center 내의 Ranger에게 가서 확인을 받으면 된다. Ranger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꼼꼼하게 체크하고 아이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모든 확인이 끝나면 오른손을 들고 선서를 하는데, 공원을 아끼고 지켜나가며, 공원 탐험을 즐겁게 하겠다 등등의 내용을 Ranger가 말하면 아이들은 그대로 따라 읊는다. 선서가 끝나면 드디어 뱃지 증정 시간!!
아이들은 뱃지를 받으면 너무나 좋아했고, 받고 나서는 가슴에 달고 환한 미소와 함께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었다. 뱃지들은 해당 공원의 특징이 그려진 그림이 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서 대부분은 그 그림이 다 다르다.
우리는 작은 가랜더에 붙여서 모아놓고 있는데, 모자나 조끼에 달아서 착용하고 다니는 아이들도 직접 보았고, 구글을 보면 다양한 곳에서 얻은 엄청난 갯수의 뱃지를 자랑하는 사진들이 많다.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좋겠지만, 단 하나의 뱃지라도 아이들 본인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여 그것을 얻었을 때 그 성취감은 큰 것 같다.
공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Junior Ranger 되기/뱃지 받기
최근의 COVID19 판데믹 때 처럼 여행이 힘든 시기에 국립공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뱃지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국립 공원들 중에서는 우편/이메일 등으로 완료된 Booklet을 보내면 집으로 뱃지를 보내주는 곳 도 있어서 이를 활용하면 집에서도 해당 공원의 Junior Ranger가 될 수 있다. 이런 곳은 홈페이지에 Junior Ranger Booklet을 올려놓아 이를 다운로드해 사용하면 된다.
우리는 아직 안 가본 곳의 프로그램을 참여한 적은 없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에는 아직 어렸던 시기에 다녀왔던 곳이 있어서 집에서 활동지를 출력하여 완성한 후에 스캔하여 이메일을 보냈더니 집으로 우편배달이 되어 왔다. 혹시나 시간이 부족하여 공원에 머무는 동안 책자를 완성하지 못했을 때에도, 완성한 책자를 우편으로 보내면 뱃지를 받을 수 있다.
번외) Passport to your Junior Ranger - 도장 찍기
앞의 글에서 설명한 국립공원 Passport에는 Junior Ranger Edition이 있다. 이것도 Visitor Center 내의 shop 혹은 온라인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책자 안에는 관련 스티커나 사진을 붙일 수 있는 페이지, Visitor Center의 Stamp Station에 있는 공식 도장을 찍는 페이지, 그리고 Junior Ranger 프로그램 도장을 찍는 페이지가 있다. 이 책자에 방문 도장을 찍고 Junior Ranger 프로그램을 이수했다는 도장을 찍으면서 아이들은 매우 즐거워했다.
Become a Junior Ranger!!
Junior Ranger 활동이 가능한 곳들은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다 (Junior Ranger 프로그램이 가능한 곳 확인은 여기) 보통 우리가 말하는 국립공원(National Park) 뿐만이 아니라 National Monument, National Historic Park 등에서도 활동이 가능하니 멀지 않은 곳에 이 리스트에 있는 곳이 있다면 아이들과 함께 가서 Junior Ranger 활동을 해보자. 아이들의 기억에 남을 또 하나의 여행을 추가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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